
필자는 매우 둔감한 편이다.
주변에서도 둔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차든 오토바이든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는 대부분 전조증상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보고도 대체로 이렇게 넘긴다.
괜찮겠지.
문제는 그렇게 넘겼다가 결국 일이 터진 뒤에야 수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전에 차량도 그랬다.
엔진 오버히트로 써모스탯을 교환한 뒤에도 이상 증상이 있었지만 괜찮겠지 하고 넘겼다.
결국 엔진 보링까지 하게 됐다.
이번에는 차량처럼 큰일은 아니었지만, 또 돈 나갈 뻔한 상황을 운 좋게 발견한 사건이었다.

욜로고를 타고 배달하던 중이었다.
앞쪽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 바로 멈춰서 확인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또,
괜찮겠지.
하며 그대로 운행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앞쪽 윈드스크린이 흔들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오토바이를 세우고 확인해 봤다.
확인해 보니 핸들바에 윈드스크린 브라켓을 고정하는
클램프의 육각볼트가 풀려 있었다.
볼트가 느슨해지면서 브라켓이 아래로 미끄러졌고,
그 때문에 윈드스크린도 함께 내려와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즉시 운행을 멈추고 배달통에서 공구를 꺼냈다.
다행히 클램프 안쪽에는 핸들바를 잡아주는 부싱이 있어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더라면
주행 중 윈드스크린이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또 한 번 느꼈다.
처음 이상한 소리가 났을 때 바로 확인했더라면 괜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항상 기본 공구를 가지고 다닌다.
욜로고에 추가하는 옵션들은 대부분 직접 장착하다 보니 혹시라도 운행 중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배달통에 공구를 넣어두는 편이다.
배달통에는 원래 스펀지가 깔려 있는데,
그 아래에 기본 공구를 보관하고 다닌다.
공구는 아래에, 음식은 스펀지 위에.
이렇게 해두면 공구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고,
위에 음식을 실어도 공구 때문에 음식 포장이나 내용물이 손상될 걱정이 없어 꽤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지난번 제꿍 이후에는 컵홀더도 망가졌다.
그동안은 덜덜거리는 상태로 사용했는데 이번에 새 제품으로 교체했다.
이번에 구매한 제품은 스파이더 컵홀더다.
욜로고를 구매하기 전 쿠팡이츠 플러스 지사에서 빌려 타던 오토바이마다 달려 있던 제품이다.
그 당시에는 특별히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막상 다른 제품을 사용해 보니 왜 많이 사용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안쪽에 컵을 잡아주는 구조가 있어 큰 컵이나 작은 컵을 넣을 때마다 따로 조절할 필요가 없다.
생각보다 상당히 편리한 구조였다.


이번에는 미러 거치형이 아닌 핸들바 거치형으로 설치했다.
미러 거치형은 길게 튀어나와 주행 중 옷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핸들바 거치형으로 바꾸니 그런 불편함이 없어 훨씬 만족스럽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느꼈다.
오토바이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난다면
절대 괜찮겠지 하고 넘기면 안 된다.
이번에도 큰일 나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작은 이상 신호 하나가
큰 고장을 막아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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