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고 계약 후
즐거운 마음으로 출고를 기다렸다.
전기이륜차를 계약하고 나니
이제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언제 오지?”
“실제로 타보면 어떨까?”
“내 배달 패턴에 잘 맞을까?”
그렇게 기다리고 있던 중,
배달대행 업체 사장님과 대화를 하다가
전기오토바이를 신청한 사람들 중
지연 때문에 아직 못 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일렉사 직원과 통화했고,
4월 중순쯤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말을 믿고 기다리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렉사 쪽으로 전화를 해봤다.
그런데 불길한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에서 물건이 아직 안 들어왔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물건 입고가 늦어지고 있고,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는 안내를 받았다.
솔직히 이때부터 살짝 불안해졌다.
나는 그냥 취미로 오토바이를 사는 게 아니었다.
배달에 쓸 오토바이였다.
하루 늦어지면
그만큼 내 운행 계획도 꼬이고,
빌려 타는 오토바이 비용과 기름값까지 계산해야 했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이거 하루 늦어지면 지금 오토바이 빌려 타는 비용이랑 기름값까지
따졌을 때 하루 몇만 원 차이가 납니다.
물론 그쪽 사정도 있겠지만, 제 사정도 한 번만 생각해주십쇼.”
담당자는 최대한 내 물량을
우선적으로 빼놓겠다고 안내했다.
일단 전화를 끊었다.
“다음 주면 오겠지.”
다른 전기오토바이들도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다시 계산을 하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욜로고를 사기 위한 정당화가 필요했다.
“이거 사도 되는 거 맞나?”
그래서 내 하루 운행거리를 다시 생각해봤다.
나는 전업 배달러처럼
아침부터 새벽까지 계속 타는 스타일은 아니다.
평일 기준으로는
하루 100~140km 정도면 충분했다.
그렇다면 1회 충전 주행거리 142km라는 수치는
내 패턴에서는 꽤 현실적이었다.
물론 실제 주행거리는
날씨, 언덕, 속도, 짐 무게, 배터리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중요한 건
내가 하루에 필요한 거리가
무조건 200km, 300km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더 많이 탄다.
하지만 나는 보통
오후 2시 이후 한 번 쉬고,
오후 5시쯤 다시 일을 시작한다.
중간에 약 3시간 정도
쉬는 시간이 있는 것이다.
이 시간 동안 충전을 해두면
내 패턴에서는 하루 종일 운행도 가능하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물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타는
전업 배달러라면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패턴이 아니다.
내 기준에서는
142km라는 주행거리가
생각보다 충분해 보였다.
“이거 내 패턴에는 맞겠는데?”
이렇게 다시 스스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충전 시간이 문제였다.
오토바이를 구매하면 기본 충전기는 1대다.
배터리 한 개당 충전 시간은 약 3시간.
배터리 2개를 충전기 하나로 충전하면
총 6시간 정도가 걸린다.
평일에는 저녁에만 배달하니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주말처럼
점심 타임과 저녁 타임을 나눠서 타려면
충전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이누리와 비교하게 됐다.
이누리는 배터리 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대신
스테이션에서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론상으로는 편해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스테이션이 설치된 편의점이
내 동선에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 동네에
스테이션이 많지 않다면
그것도 결국 불편할 수밖에 없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약간 수소차 느낌 아닌가?”
차량 자체는 좋아도
충전 인프라가 내 동선과 맞지 않으면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욜로고 쪽에서
현실적인 해결 방법은 하나였다.
충전기를 하나 더 사는 것.
옵션 가격을 보니
충전기 추가 비용은 25만 원이었다.
충전기를 하나 더 두면
배터리 2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그럼 주말 운행도 훨씬 수월해진다.
일단 그렇게 생각만 해두고 있었다.
그런데 또 한 번
지연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더 충격적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위쪽 관계자들이 직접 중국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곧 해결될 거라는 안내는 받았지만,
내 입장에서는 답답했다.
못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지연된다면
나도 뭔가 받을 수 있는 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말했다.
“저 진짜 남의 오토바이 빌려 타고 있는데, 이쪽에서도 제가 계속 운행하는 게 눈치 보입니다.
그쪽만 믿고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늦어지면 저도 손해가 큽니다.
서비스 같은 거라도 챙겨주십쇼.”
처음에 나온 이야기가
충전기였다.
담당자는 결제를 한 번 올려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돌아온 답은
충전기 10만 원 할인.
완전 무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제 4월 말까지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4월 말에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담당자가 되물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나는 바로 말했다.
“그럼 충전기 그냥 주십쇼.”
결국 그렇게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이때부터는 거의
기다림과 밀당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결국
4월 말이 지나도 오토바이는 받지 못했다.
물건은 들어왔다고 했다.
5월 1일에 최대한 출고해보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또 여러 가지 사정이 생겼고,
결국 실제 배송은 5월 8일에 받게 됐다.
4월 3일에 예약금 10만 원을 결제하고,
5월 8일에 받은 것이다.
타보지도 않은 오토바이에
10만 원을 걸고 시작해서,
우여곡절 끝에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기다리는 동안 답답하기도 했고,
중간에 이 선택이 맞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오토바이는 도착했다.

욜로고를 기다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4월 중순쯤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 입고 지연,
물량 문제,
출고 일정 변경이 이어지면서
결국 한 달 넘게 기다리게 됐다.
그 과정에서 나는 다시 계산했다.
내 배달 패턴에 맞는지.
주행거리는 충분한지.
충전 시간은 감당 가능한지.
이누리 스테이션 방식이 더 나은지.
아니면 집 충전 방식이 내게 맞는지.
결론은 이랬다.
전업 배달러 기준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연된 만큼
보상으로 충전기하나를
받을수있었다
결국 기다림 끝에
욜로고는 내 손에 들어왔다.
출고 과정에서 일렉사 판매 담당자님도
중간에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내가 급한 상황이다 보니
여러 번 재촉도 했고,
강하게 이야기한 부분도 있었다.
이번 기회를 빌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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