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판 브라켓이 또 부서졌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와 오토바이를 확인하는데, 뒤쪽에서 뭔가 덜렁거리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번호판 브라켓이 또 보기 좋게 부러져 있었고, 번호판은 위태롭게 덜렁거리고 있었다.

처음 번호판 브라켓이 부러졌을 때는 나 역시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디 부딪혔나? 싶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내 과실이려니 하고 넘어갔었다.
결국 한동안 케이블타이로 묶어 버텼지만, 계속 그렇게 타고 다닐 수는 없기에 6만 원을 들여 새 번호판 브라켓을 구매해 교체했다.
솔직히 아깝긴 했지만, 번호판을 계속 케이블타이 신세로 둘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지출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교체한 지 고작 14일 만에 똑같이 부러진 것이다.
이쯤 되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봐도 이번 14일 동안은 후진하다 어디에 부딪힌 적도 없고, 번호판이 어디 걸린 적도 없었다. 그런데 결과는 똑같이 파손이었다.
결국 나는 배달통에서 케이블타이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번호판을 임시로 묶으며 파손 상태를 살펴봤다.
이번에도 번호판을 고정하는 철판 자체에 연결되는 플라스틱 고정부 쪽이었다.
나사 체결부 주변 플라스틱이 깨져 있었고,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정확한 원인은 내가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처음 부러졌을 때와 이번 파손 사진을 비교
내가 기술자는 아니기에 정확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있다. 주행 중 번호판이 흔들리면서 발생하는 진동과 무게가 결국 나사 체결부와 플라스틱 고정부 쪽으로 고스란히 집중되는 구조다. 이 상태로 배달을 하며 매일 노면 충격을 받다 보니, 플라스틱 부위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먼저 균열이 가다가 결국 주변까지 통째로 깨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





이게 단순한 내 추측으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처음 부러졌을 때의 사진과 이번 파손 사진을 비교해 보면, 방향만 약간 다를 뿐
파손된 형태와 부위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기 때문이다.


마침 어제 발생한 교통사고 때문에 오토바이 수리 견적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문의할 겸, 일렉사 부장님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통화를 이어가던 중 자연스럽게 이번 번호판 브라켓 파손 이야기도 꺼냈다. 내가 구조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부장님께 설명해 드렸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씁쓸했다. 부장님 말씀으로는 다른 사용자들에게서는 번호판 브라켓이 부러졌다는
민원이 아직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이 타고 다니는데 번호판이 부러졌다고 연락 온 건 내가 처음이라며
뉘앙스로 보아 제품 자체의 하자로 인정해 보상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나는 이 논리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출퇴근이나 동네 마실용으로 하루에 잠깐 타는 일반 사용자와, 온종일 도로 위를 달리는 배달용 운행자의 조건은 엄연히 다르다. 진동을 받는 시간의 밀도도 다르고, 노면 충격에 노출되는 횟수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진동에 취약한 플라스틱 부품은 사용 환경이 가혹할수록 내구성의 한계가 먼저 드러나는 법이다.
물론 100% 제품 하자라고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같은 제품을 새로 사서 달았는데 단 14일 만에 똑같은 방식으로 부러졌는데
이게 말이된단 말인가
심지어 통화 도중에는 *"이번 사고 충격 때문에 부러진 것 아니냐"*는 식의 확인 질문도 있었다.
이 질문 역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거 사고 나기 전에 이미 깨져 있던 겁니다."
부장님은 파손 사진을 다시 보내달라고 하셨고, 기술 부서에 전달해 문제점을 잡아보겠다는 취지로 통화를 마무리했다.
이번에 새로 구매했던 브라켓은 당시 본사에 재고가 없어서, 부장님이 신경 써서 다른 차량에서 직접 탈거해 보내주셨던 부품이었다. 그렇게 신경 써서 보내준 부품을 6만 원이나 주고 샀는데, 그게 딱 보름을 못 버티고 박살이 난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명백한 내구성 문제로 보여 AS나 교환, 혹은 환불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지만 결국 명확한 확답은 받지 못했다. 오토바이 뒤쪽은 다시 보기 싫은 케이블타이로 칭칭 감겨 있는 상태다.
이럴 거면 그 돈을 주고 브라켓을 왜 새로 샀는지 회의감만 든다. 이번에도 소비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일렉사 측의 기술 검토 답변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뿐인 걸까? 대안 없는 이 상황이 참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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