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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배달을 하는 이유

사대남 배달/배달일기

by 사대남^^ 2026. 4. 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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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건수가 늘어나고

체력이 딸려가기 시작할 때쯤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배달.

예전에도 가끔 있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고
멘탈이 안 좋을 때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종종 실수를 하곤 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배달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거다.

크로스 배달.


그날은 롯데리아 배달이었다.

2건 픽업이었고
평소처럼 배달을 완료했다.

한 군데는 병원이었다.

아마 점심식사를
롯데리아로 해결하는 것 같았다.

그때는 몰랐다.

2박 3일을
햄버거와 함께할 줄은.


이후 치킨 배달을 픽업하고
배달을 완료하려던 순간

쿠팡이츠에서 연락이 왔다.

롯데리아 고객이
정정배달을 요청했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내가 음식을 잘못 배달했다는 뜻이었다.

헐.

병원 주문과
다른 고객 주문이 바뀐 거였다.


급하게 배달 내역을 확인했다.

근데 15분이 지나서인지
주소가 삭제되고 없었다.

쿠팡이츠 콜센터에 전화해서
정정배달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정정배달 요청인데
주소도 안 알려준다.

계속 알려달라고 하니
고객에게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일단 기다릴 수 없었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이미 재주문을 해놓은 상태였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한 개라도 살려보고자

병원에서 잘못 배달된 햄버거를 회수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정정배달지로 달려갔다.

초인종을 눌렀다.

“정정배달 왔습니다.”

그러자 안에서

“놓고 가세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근데 뭔가 이상했다.

쿠팡 고객센터에서도
아직 연락이 안 온 상태였다.

혹시나 해서 고객에게 물어봤다.

“고객님, 정정배달 요청하셨던데 맞으세요?
재주문하신 거 아니고요?”

돌아온 답은 이랬다.

“둘 다 했어요.”

앵?

둘 다 했으니
그냥 놓고 가라는 말이었다.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내가 배달을 잘못한 건 맞다.

그건 내 실수다.

근데 이 음식을 놓고 가면
결국 내가 전부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말했다.

“고객님, 제가 배달을 잘못한 건 맞습니다.
근데 이건 제가 다 배상해야 되는 부분이라
그냥 놓고 가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러자 고객이 말했다.

“그럼 난 음식 기다린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건데요?”

이미 재주문을 하지 않았냐고 하니
고객은 알겠다고 하고 문을 닫았다.


그렇게 나는
햄버거 5~6만 원어치를 회수했다.

그리고 바로 치킨 픽업지로 달려갔다.

이미 약 15분이 지난 상황이었다.

고객을 만나 치킨을 전달하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햄버거에서 회수한 콜라 두 잔을
서비스처럼 드리며 겨우 무마했다.

콜라 두 잔에
어그러졌던 얼굴이
하회탈처럼 풀리는 마법도 보게 됐다.

그날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했다.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까.


결론은 하나였다.

확인을 더 꼼꼼하게 하자.

그래서 나만의 법칙을 만들었다.

주문번호 3×3 법칙

픽업할 때 3번 확인.

  1. 핸드폰 주문번호 확인
  2. 음식에 붙은 주문번호 확인
  3. 다시 핸드폰 주문번호 확인

그리고 오토바이에서 배달꺼낼때

  1. 핸드폰 주문번호 확인
  2. 음식에 붙은 주문번호 확인
  3. 다시 핸드폰 주문번호 확인

쉽게 말하면

핸드폰 → 음식 → 핸드폰

이 순서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걸
3×3 법칙이라고 정했다.


그날 이후로는
멘탈이 흔들리는 일이 있어도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순서만큼은
절대 빼먹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오배송 없이 배달하고 있다.


배달은 단순히 많이 타는 게 전부가 아니다.

건수가 늘어나면
체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그때 실수가 나온다.

오배달은 운이 나빠서 생기는 게 아니라
확인을 생략하는 순간 생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핸드폰 → 음식 → 핸드폰.

이 순서를 반복하고 있다.

이후 2박 3일을
저녁으로, 안주로, 점심으로
햄버거와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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