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되어서야
겨우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대물 담당자가 먼저 전화를 주더니
대뜸 주민번호를 묻는다.
전화상으로 알려주기 거절하며
병원 진료 사실을 말하자,
그제야 개인정보 동의를 통해
병원 측에 확인하겠다고 한다.
같은 공제조합인데,
대응 방식이 왜 이렇게 제각각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어서
대인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놀랍게도
지난번 민원 건으로
병원까지 찾아왔던
그 과장이었다.
“사고가 또 나셨다면서요.
많이 안 다치셨나요?”
확실히 과장급이라 그런지
응대하는 법이 노련했다.
방금 대물 담당자의
미숙한 주민번호 수집 방식을 지적하자
과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한 화요일에 조사를 마친 기사가
목요일에 연락을 했고,
보험사는 월요일이 되어서야
연락한 점에 대해 화를 냈다.
“오늘 전달받아 연락드린 거라
죄송합니다.”
뻔한 사과.
다시 민원을 넣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눌러 참았다.

병원비 처리를 마무리한 뒤,
과장과의 대화에서
기사가 왜 그토록 개인 합의에 집착했는지
짐작하게 됐다.
“사고 한 번에
보험료 인상 폭이 생각보다 큽니다.”
“아마 그래서 그랬을 거예요.”
나는 은근슬쩍
형사적인 문제 때문은 아니냐며
더 찔러보았다.
그러자 과장은 갑자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저희는 민사적인 사항만 전담합니다.”
“형사 진행 사항은
저희 소관이 아닙니다.”
“혹시 경찰에
진단서는 제출하셨습니까?”
기사가 직접 사과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에도,
과장은 굉장히
방어적으로 나왔다.
“전달해 달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럼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어
전달하지 않겠습니다.”
지난번 민원 건 때문인지
나를 ‘까다로운 상대’로
찍어둔 모양이었다.

전화를 끊고 얼마 뒤,
담당 형사에게 연락이 왔다.
경찰서에 다녀간 이후,
기사와 보험사 모두
영상을 보고 갔다고 한다.
그러면서 형사가
한마디 덧붙였다.
“진단서 제출해 주십시오.”
그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보험사가 아까 왜 그렇게
진단서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선을 그었는지 이해가 갔다.
내가 진단서를 제출하면
기사는 처벌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그걸 빌미로 내가 합의금을
크게 요구할까 봐
미리 방어막을 친 것이 아닐까.
형사에게는
잠시 고민해 보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진단서를 넣느냐,
마느냐.
이 종이 한 장에
기사의 처벌 수위와
나의 합의금이 달려 있다.
단순한 보상을 넘어,
사고 후 보여준
그들의 태도를 생각하면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밤이었다.

[교통사고 기록]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 진단서란 카드 비접촉 사고부터 보험사 합의까지, 헬멧캠이 없었다면 억울했을 기록 (0) | 2026.05.17 |
|---|---|
| 보험사가 주민번호 안 주면 치료 안 해준다고? 공제조합의 황당한 갑질 대처법" (2) | 2026.05.13 |
| 보험사는 때론 사람을 범죄자로 만든다|교통사고 후 사기꾼으로 몰린 실제 사례(보험사 분쟁까지 간 실제 사례 6편) (0) | 2026.05.06 |
| 보험사와 싸우는법 만일 당신이 교통사고 보험사기꾼으로 몰린다면(보험사 분쟁까지 간 실제 사례 5편) (0) | 2026.05.05 |
| 보험사 분쟁 서막, 사고나면 무조건 병원부터가라(보험사 분쟁까지 간 실제 사례 4편) (0) | 2026.05.05 |